원국표 한 장을 놓고 시작하겠습니다. 토끼띠이고, 태어난 날 칸 아래 글자가 닭(酉)인 사람이에요. 이 닭 글자 하나가 이름을 셋 달고 있습니다. 12신살 줄에는 재살, 일반 신살 목록에도 재살. 그리고 띠 글자인 토끼(卯)와 맞대면 묘유충이 됩니다. 같은 닭 글자를 돼지띠나 양띠가 가졌다면 어떨까요. 재살이라는 이름은 똑같이 붙어요. 그런데 띠 글자와는 합도 충도 없습니다. 이 차이가 이 글의 줄기예요. 재살은 사전이 '갇힘'을 중심에 두고 적는 별이라, 문 하나를 떠올리며 읽으면 편합니다. 그 문 안쪽에 서느냐, 열쇠를 쥔 쪽에 서느냐의 이야기예요.
사전이 적은 재살, 문 하나로 읽기
재살(災殺)은 12신살의 두 번째 자리이고, 길흉으로는 흉한 쪽에 분류됩니다. 사전은 재난·사고·송사·구속처럼 갑자기 닥치는 일을 이 별의 영역으로 적고, 수옥살(囚獄殺)이라는 다른 이름도 함께 올려 둡니다.
중심 낱말은 '갇힘'이에요. 사전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감옥·병원·강제격리처럼 갇히는 상황, 그리고 송사와 시비입니다. 이름이 무겁게 들리는 건 이 때문이에요.
그런데 같은 사전이 바로 다음 문장에서 방향을 하나 더 엽니다. 권력·법무·의료 쪽 일에서는 이 기운을 직업으로 풀어내는 경우가 많다고요. 감금·치료·통제라는 영역을 본인이 다루는 사람들입니다.
문으로 치면 이렇습니다. 문 안쪽에 갇히는 사람이 있고, 그 문의 열쇠를 쥐고 여닫는 사람이 있어요. 사전은 재살을 두 자리 모두에 걸쳐 적습니다.
재살이 있으면 사고가 꼭 나느냐는 물음에 사전은 아니라고 답합니다. 일어날 수 있는 쪽을 알려 주는 별일 뿐이고, 사주 전체의 흐름과 대운·세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는 단서를 붙여요.
띠 묶음의 한가운데, 그 맞은편 글자
재살 글자는 띠로 정해집니다. 열두 띠는 삼합이라는 세 글자 묶음 넷으로 나뉘고, 묶음마다 기운이 가장 센 한가운데 글자(왕지)가 하나씩 있어요. 사전은 그 왕지와 정면으로 충하는 글자를 재살로 적습니다.
| 내 띠 | 묶음의 한가운데 | 재살 글자 | 재살 글자와 내 띠 글자 |
|---|---|---|---|
| 범 · 말 · 개 | 오(午) | 자(子) | 말띠만 자오충 · 범·개띠는 합도 충도 없음 |
| 뱀 · 닭 · 소 | 유(酉) | 묘(卯) | 닭띠만 묘유충 · 뱀·소띠는 합도 충도 없음 |
| 원숭이 · 쥐 · 용 | 자(子) | 오(午) | 쥐띠만 자오충 · 원숭이·용띠는 합도 충도 없음 |
| 돼지 · 토끼 · 양 | 묘(卯) | 유(酉) | 토끼띠만 묘유충 · 돼지·양띠는 합도 충도 없음 |
오른쪽 칸은 사이트 계산으로 열두 띠를 하나씩 재살 글자와 맞대어 본 결과입니다.
오른쪽 칸을 보시면 줄마다 한 띠만 사정이 달라요. 쥐·말·토끼·닭, 이 넷은 띠 글자 자체가 자기 묶음의 한가운데 글자입니다. 그래서 '한가운데의 맞은편'이 곧 '내 띠의 맞은편'이 돼요. 이 네 띠의 해 칸 이야기는 장성살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.
나머지 여덟 띠는 재살 글자와 띠 글자 사이에 합도 충도 성립하지 않습니다. 범띠의 재살인 쥐(子), 소띠의 재살인 토끼(卯)를 띠 옆에 놓아 봐도 둘 사이에 걸리는 관계가 없어요.

쥐·말·토끼·닭띠에게 재살이 오면
이 네 띠는 달·날·시 칸 어디에 재살이 앉든, 그 칸이 해 칸과 충을 이룹니다. 쥐·말띠는 자오충, 토끼·닭띠는 묘유충이에요. 하나를 찾으면 다른 하나가 같이 딸려 나오는 배치입니다.
사전은 재살이 충을 만나면 흉한 뜻이 더 강해지고, 합을 만나면 일정 부분 풀린다고 적어요. 이 네 띠는 앞쪽 조건이 배치 안에 이미 들어 있는 셈입니다.
다만 여기서 '그러니 더 위험하다'로 줄이면 사전이 적은 나머지 절반을 놓칩니다. 충을 다룬 사전 항목들은 충하는 글자가 다른 글자와 합을 이루면 충이 약해진다고 적어요. 합에 마음이 쏠려 충을 잊는다는 뜻의 탐합망충(貪合忘沖)입니다. 닭 글자 곁에 용(辰)이 있어 진유합이 되는 경우가 사전이 드는 예예요.
그래서 이 네 띠가 볼 것은 재살이 있느냐보다 그 글자 곁에 합 짝이 있느냐입니다.

내 원국에서 재살 짚어 보기
해 칸은 띠 글자 자신이라 재살은 달·날·시 칸에서만 찾습니다(장성살 글 참고). 결과 화면에서는 12신살 줄과 일반 신살 목록 양쪽에 같은 이름으로 뜨는데, 같은 칸 하나를 두 체계가 각각 짚은 것이라 개수로는 하나입니다.
- 내 띠의 묶음으로 재살 글자를 정합니다 — 범·말·개 자(子), 뱀·닭·소 묘(卯), 원숭이·쥐·용 오(午), 돼지·토끼·양 유(酉)
- 달·날·시 칸의 아래 글자에서 그 글자를 찾습니다. 태어난 시각이 비어 있다면 판정에 쓰이는 칸은 달과 날입니다
- 쥐·말·토끼·닭띠라면 그 칸이 해 칸과 충을 이루는지 함께 확인합니다
- 재살 글자와 합을 이루는 글자가 원국에 있는지 봅니다 — 육합 짝으로는 자와 축, 오와 미, 묘와 술, 유와 진입니다
- 지금 하는 일이 의료·법무·교정·군경처럼 문을 여닫는 쪽에 가까운지 떠올려 봅니다
다섯째 줄만 원국이 아니라 내 일을 묻습니다. 사전이 재살을 직업 쪽으로 따로 적어 둔 대목이 있어서 넣었어요.
열쇠를 쥐는 쪽으로
사전은 의료·법무·교정·군경 쪽 일에서는 재살이 직업의 도구로 작용하니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적습니다. 갇힘과 치료와 통제를 직접 맡아 관리하는 자리에 선다는 뜻이에요.
사전이 함께 권하는 건 일상의 점검 쪽이에요. 무리한 사업 확장과 보증, 법적 다툼을 피하고, 운전이나 위험한 활동에서는 안전 점검을 챙기라는 것. 계약서를 한 번 더 읽는 습관도 같은 줄에 들어갑니다. 대운에서 재살 글자가 들어오는 시기에 이런 점검을 조금 더 챙기라는 단서도 사전에 있어요.
재살이 앉은 칸은 문이 하나 달린 칸입니다.
그 문을 안쪽에서 보게 될지, 열쇠를 들고 밖에서 보게 될지는 그 칸 하나가 정하지 않아요. 곁에 어떤 글자가 붙었는지,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, 그리고 대운·세운의 흐름까지 함께 놓고 봐야 합니다.
재살을 두고 많이 묻는 것
- Q. 재살과 수옥살은 같은 별인가요?
- 사전은 재살을 소개하며 수옥살이라고도 부른다고 적고, 다른 대목에서는 일반 신살 쪽 수옥살이 비슷한 뜻을 가지며 재살을 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적습니다. 두루미사주 결과 화면에는 수옥살이라는 이름이 따로 뜨지 않고, 두 목록 모두 재살로 표시돼요.
- Q. 재살이 있으면 법적인 일에 휘말리나요?
- 사전은 송사·시비를 이 별의 영역으로 적지만, 반드시 일어난다고 하지 않습니다. 가능성을 알려 주는 별로 보고, 원국 전체와 대운·세운의 흐름을 함께 보라고 해요. 보증이나 무리한 계약을 한 번 더 따져 보는 정도가 사전이 권하는 대응입니다.
- Q. 쥐·말·토끼·닭띠가 아니면 재살과 띠는 상관이 없나요?
- 띠 글자와 재살 글자 사이에 합이나 충이 걸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. 재살 자체는 여덟 띠에게도 똑같이 붙어요. 재살 글자가 달·날·시의 다른 글자와 합이나 충을 이루는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.




